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경쟁률이 무려 1500대 1에 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청약 증거금 규모만도 6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처럼 청약 경쟁률이 치열함에 따라 1억원의 청약금을 넣어도 겨우 5주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기록한 청약 증거금 58조 5543억원은 지난 6월 SK바이오팜의 최대 증거금 기록(30조 9899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게임과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던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시중에서 돌고 있는 막대한 유동성 자금이 한쪽으로 쏠린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20회가 넘는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그 대안처로 주식시장에 엄청난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또 0% 대로 떨어진 시중 은행금리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요인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시중에 돈이 남아 돌아도 투자 가치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그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때문에 이번 청약 경쟁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산업의 핵심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 카카오의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의 비즈니스 역량도 높게 평가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정작 게임산업에는 유동성 자금의 경화현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금융권 뿐 아니라 정부조차도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보니 부익부 빈익빈의 빛과 그림자와 같은 갈라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게임 시장 분위기는 과거 화려했던 2000년 초중반의 모습인데, 그 밑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힘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형편없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실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정부의 일방적이고도 편협한 규제책이 산업을 왜곡시킨 것이다. 특히 중소,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책이 거의 고갈된 실정이다.

문화와 달리 문화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책적 배려와 강제가 불가피하다. 가장 자본적인 시장이 이곳 문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이다. 예컨대 문화는 시장흐름에 맡기면 되지만 산업은 그렇지가 않다. 그 부문을 고려한 정책적 기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열기를 통해 게임산업이 새롭게 조명받게 됐다. 또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비춰진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이같은 일회성으로 일희일비할 처지에 있지 못하다는 게 게임계의 고민이자 과제이다.  

그림자의 그늘을 축소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서둘러 강구됐으면 한다. 그렇게 해야 산업이 삐뚫어지지 않고 바로 설 수 있다. 또 그리 돼야 카카오게임즈에 신뢰를 보여준 자금시장과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상장을 위한 카카오게임즈의 화려한 첫 걸음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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