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명칭도 모른 채 혼용 일쑤 ... 종주국답게 바른 용어 사용해야

e스포츠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e스포츠 관련 기사들이 연일 신문지면을 채우고 있다. e스포츠 관련 기업들도 과거 팀이나 구단에 한정되어 있던 수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이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올해를 기점으로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어느곳에서나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관심과 기대의 크기에 비해 우리는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잘못 알고 잘못 사용하는 실수를 의외로 많이 저지르고 있다. 용어의 사용부터 적절하지 않은 사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e스포츠라는 용어가 명확히 정립되기 전에는 여러 형태로 용어가 사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eSports, e-Sports, e-sports' 등이다. 하지만 지금 글로벌 무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관련된 해외 기사를 확인하면 알 수 있듯이 현재 글로벌 표준으로 통용되고 있는 e스포츠의 정식 영문명칭은 'esports 혹은 Esports' 이다. 다른 용어를 사용한다면 곧바로 e스포츠 팬들에게 '당신은 e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 이라고 질책을 받을 것이며 공식적인 신문기사나 각종 SNS상에서도 위와 같이 사용하지 않으면 동일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공식용어가 있는데 왜 다르게 쓸까?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그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심지어 대한민국 e스포츠를 대표하는 KeSPA(한국e스포츠협회)도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여러 지방자치 단체들도 다를 바 없다.

KeSPA홈페이지에는 'e-Sports'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도 공식 영문 명칭을 'e-SPORTS'라고 표기하고 있다. 해외의 팬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만한 일이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세계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e스포츠의 공식 명칭을 다르게 표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창피한 일이다. 용어도 틀리게 사용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 될 수 있겠는가!

물론 대한민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니 용어도 우리가 표준을 만들어 쓰면 되는 것이 아니냐 반문할 수 있겠지만 우린 그런 노력을 단 1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전세계적으로 인지도 있는 AP(Associated Press)에서 공식적으로 e스포츠의 명칭에 대한 표준을 협의에 의해 결정했다. 늘 그렇듯 우리가 표준화에 한 발 늦었고 생각조차 못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AP가 인정한 용어는 'esports'이며 문장의 첫 시작에만 'Esports'로 표기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즉 글로벌 표준 용어는 'esports 혹은 Esports' 인 것이다.

이미 e스포츠 산업관련 및 팬들에게도 공식적인 용어는 'esports'로 각인됐다. 향후 이런 어이없는 실수는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e스포츠 산업의 다양한 표준을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 결코 선수들에게 기대서는 안되며 국제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글로벌 표준안들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종목별 경기운영규정부터 시작해서 심판, 옵저버 등에 대한 자격기준 여부 등 글로벌 표준화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오히려 중국이 이미 e스포츠 관련 직업군을 분류하고 확정해서 자격증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뒷북 치지 말자~!

대한민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 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으려면 지금처럼 대응해서는 결코 안된다. 국제무대에서 그 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하루 빨리 벗어 던지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choi.3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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