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 이어 스마일게이트가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등 게임업계에도 본격적인 노조시대가 열리게 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가 3일 노동조합을 출범시킨 데 이어 5일에는 스마일게이트에서도 노조가 결성됐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게임업계에 만연한 ‘크런치 모드’를 ‘워라밸’로 바꿀 것임을 다짐했다. 또 불합리한 업무를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과 게임업계 노동자를 위해 혼심의 힘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양 기업은 상대적으로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등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란 점에서 그 파급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게임산업은 육체 노동보다는 정신노동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노동자라는 인식보다는 창작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조 설립이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철옹성 같았던 삼성그룹에서도 노조가 만들어지는 등 노동 조합에 대한 시대의 인식과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다.

게임업계도 그런 측면에서 더 이상 노동조합의 설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할 것이다. 노동자를 단순히 고용인에게 채용돼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는 계층으로만 해석하는 잣대는 낡고 지난 시대의 프레임이다. 마땅히 노동자들도 경영의 한축을  맡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경영에 대한 과실 여부의 한축도 마땅히 노동자가 져야 하고,  그 책임의 범위 또한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주목하고자 한다.

게임계에 널리 퍼져 있는 '크런치 모드'가 노동자의 삶과 질을 해치는 일이라면 마땅히 지양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그 것은 노동조합 설립과는 별개로 기업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란 점 때문이다.   

주요 게임업체들의 노동조합 설립을 계기로 기대하는 것은 이같은 과거 시대에나 있을 법한 노동 문제 제기에서 벗어나,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 보는 등 이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노사의 갈등을 푸는 실타래의 역할 뿐 아니라 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과 과제들을 노동조합 출범을 통해 하나 하나씩 풀어갔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사내 투쟁과 노사간의 갈등만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는 일부 고용주들의 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게임 노동조합들이 대화와 협력의 장 마련을 통해 새로운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열어가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

이같은 바람은 게임계의 노사문제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게임계의 처지가 너무나 아슬아슬하게 풍전등화처럼  깜빡거리는 데다, 노사의 격한 대립으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기업들의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노동조합 설립과 출범을 계기로, 노사간의 새로운 대화채널이 확실히 구축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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