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개발자 문제 심각성 지적…인식전환ㆍ환경조성 절실

최근 영국의 라디오 채널인 BBC 라디오1에 게임과 관련한 이슈가 언급되 주목을 받았다. 바로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자인 브랜든 그린이 게임 판권(IP) 보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그는 “다른 개발자들도 배틀로얄 장르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배틀로얄’ 장르로 출시되는 게임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어필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는 상태에서 기존의 작품을 베끼는 패턴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틀로얄’을 장르로 하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지역에서는 온라인과 모바일 등 플랫폼 구분 없이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많은 관계자들이 표절의 범주는 어디까지이고, 창조적 모방의 경계는 어느 수준인지를 다시 한 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런 무분별한 표절 논란은 게임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분야에 있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저작권 및 상표권 분쟁에 있어 제대로 된 판결과 사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배틀그라운드’ 표절 논란의 경우에도 ‘장르의 특수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수많은 표절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은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표절 논란을 산업 내에서 걸러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여러 관계자들은 제작사가 스스로 독창적인 작품을 출시하거나, 유저 스스로 표절이라고 보이는 게임을 서로 알리고 불매하는 태도를 갖는 것 등의 방법이 우선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무한정 자정작용에 모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게임 자체적으로 새로운 시도나 도전이 쉼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장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개발자나 사업가 모두에게 떳떳한 창조 활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장인 정신만을 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공을 들일 수 있을만한 기반이 마련되고 그러한 게임 제작을 위한 투자 환경이 밑거름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베끼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이상 표절 게임의 근절은 요원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브랜든 그린 역시 영화와 음악의 사례를 언급하며 게임 역시 IP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문화 콘텐츠 산업 역시 최소한의 장치를 바탕으로 규모를 확대해 왔고, 현재까지 시스템을 유지하는 주축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이다.

게임 산업은 짧은 시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한 산업인 만큼 IP 보호와 관련해서는 허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업계와 유저, 그리고 환경 조성이 같이 이루어진다면 IP에 대한 보호와 새로운 도전, 시장 발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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