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통해 모바일시장 석권…때를 기다리며 완성도 높여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1세대 게임업체다. 그리고 첫 작품인 ‘리니지’를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서비스해오고 있다. 강산이 두번 바뀔 세월 동안 이 작품은 영향력이 작아지기는 커녕 여전히 연 매출 수천억원을 만들어내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식지 않는 성공신화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그 비결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 요인을 ‘끊임 없는 변신’에서 찾았다. ‘리니지’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매년 새로운 변신을 거듭해 왔고 유저들과 호흡하며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20여년의 세월동안 변치않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샀다. 남들은 발 빠르게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는데 너무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때 이 회사는 ‘우리도 모바일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다려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는 사이에 또 시간은 수년이 흘러갔다.

그리고 마침내 이 회사는 ‘리니지M’을 통해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남들이 가벼운 캐주얼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 이 회사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기다렸고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리니지M’이 등장한 첫날 이용자는 210만명을 넘어섰고 일 매출 107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앞서 최고흥행 기록을 새롭게 쓴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달성한 79억원을 20억원 이상 뛰어넘는 역대 최대 수치다.

이 같은 흥행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이 회사는 작품 론칭에 앞서 지난 20일부터 사전 다운로드 서비스에 들어 갔다. 또 이를 통해 250만건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130개 서버를 마련하는 등 유저 몰림 현상을 대비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또 핵심 요소로 기대를 모아왔던 교환 및 거래소 콘텐츠가 미적용된 상태로 론칭됐다는 점도 악재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칭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구글을 포함해 100억원이 넘는 일매출을 올리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모습은 또 다른 리딩 기업인 넷마블게임즈와 비교되는 모습니다. 넷마블 역시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1세대 업체로 당시 네이버 한게임, 네오위즈의 피망과 함께 빅3 퍼블리셔로 성장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면서 실패를 거듭하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다가 과감히 온라인을 포기하고 모바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이제는 온라인을 완전히 벗어나 모바일게임 업체로 탈바꿈했다.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탄탄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며 모바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기업을 비교하면서 누가 더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자의 처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가 지금 큰 성공으로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다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변신을 분석해보겠다. 이 회사는 ‘리니지M’이라는 모바일게임을 내놓았지만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해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이 아니다. 어찌 보면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놓은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처음부터 이 작품을 개발할 때 이러한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스마트폰의 사양이 PC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졌고 무선인터넷 환경도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달라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발전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마치 천년을 기다렸던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어 승천하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극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또 하나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라는 판권(IP)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은 ‘리니지M’으로 이름 지어졌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M’자 하나만 더 같다 붙인 것이다.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리니지’를 경험해봤던 모든 사람들을 끌어들 수 있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기며 성공한 첫 업체가 됐다. 그 힘은 바로 탄탄한 개발력과 때를 기다리며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온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모바일이 대세인 것 같지만 여전히 온라인의 영향력이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제2, 제3의 ‘리니지M’을 만들어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위축돼 있는 많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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