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에 산업 중심축 기울어…자유로운 개발환경 조성 필요

최근 증권가에서는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코스피에 상장된 두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는 듯 하다.

투자자들은 두 회사가 어떤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들이 서비스하거나 준비 중인 작품의 흥행여부에 따라 주가는 널뛰기를 한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리니지M' 론칭과 해외 사업 호조 등의 기대감에 따라 최근 4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 회사가 모바일게임 하나를 론칭하는 것으로만 연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국내외의 호재 때문이다. 21일 국내에서는 ‘리니지M’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 작품은 사전예약에 500만명의 인원이 몰리는 등 지금까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을 세우며 높은 흥행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 같은 날 북미와 유럽에서는 온라인 게임 ‘마스터X마스터(MXM)’가 출시되는 등 두개의 호재가 기다라고 있다. 이때문에 증권사들은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50~6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지난달 12일 코스피에 상장해 큰 관심을 모았다. 비록 상장 이후 주가가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게임업계 대장주로 확실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처럼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게임산업은 그야말로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체감온도는 이와 정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잘 나가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다수 업체들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 속에서 그야말로 근근이 연명해 나가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신생아가 크게 줄어들어 올해 처음으로 30만명대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올해 신생아가 35만~36만명 수준으로 줄어 작년보다 4만명 감소할 경우 신입생이 200명인 초등학교 200곳이 단번에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따라 우리나라가 '미혼 대국'이라는 일본을 추월할 정도가 됐다.

이처럼 인구의 감소는 경제활동 인구의 축소를 가져오고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크게 줄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곧 우리 게임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을 향해서 돈을 벌어서 작은 업체들을 지원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지금 글로벌 시장은 엄청난 덩치를 가진 게임업체들의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하고 유망한 외국업체를 M&A 해 덩치를 더 키워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하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면 결국 기울어 넘어질 수밖에 없다. 덩치를 키우고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작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그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많은 업체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활동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활동의 목적이 결국 자기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오래갈 수 없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가 '10개 중에 한 개만 성공해도 본전을 건지고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출발했다면 제대로 된 개발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인풋과 아웃풋의 개념으로 이뤄졌다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성공가능성이 보이는 업체에만 투자한다면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새롭고 개성적인 작품들은 더이상 만들어질 수 없게된다.  

지금은 무엇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구글의 경우 직원들에게 또는 투자업체에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준다고 한다. 놀고 싶으면 놀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도록 한다면 예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대기업들이 더 중요해 보이겠지만 미래의 게임산업을 이끌어갈 자산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1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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