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결 보단 흠집내기 급급…다음엔 유권자 표에 큰 영향 미치길

5월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TV토론회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세 번의 토론회가 있었는데 국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토론회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서로 잘했다고 싸운 수준이라고 밖에 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슈화된 문제에 대해 논리적  답변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아니다, 그런 적 없다는 식의 싸움질 수준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치 경제에 대해 어떤 소신을 갖고 있으며 ,우리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 하는 정책을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세 번의 토론회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후보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지율 1, 2위인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 모두 그저 그런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보니 ‘대통령감이 이렇게 없나’하는 넋두리까지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이들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의 게임 정책을 살펴보면 공약을 통해 게임산업지원을 언급한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3명 뿐이었다. 물론 게임산업을 콕 찝어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언급하면서 게임에 대한 진흥도 포함시키는 형식이다.

보수 정당 후보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게임산업 정책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전 정부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와 진흥이 혼재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선 후보들에게 ‘게임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이라는 특정 아이템이 이런 거창한 토론장에서 거론될 만한 ‘꺼리’조차 안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서로를 비방하고 과거를 들춰내며 흙탕물 싸움을 하는 것 보다 차라리 국민 생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에 대한 선입견 없이 산업으로서, 문화로서, 인정하고 잘못된 것은 고쳐 나가면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면 아마도 상당히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대학생 시절, 또는 중고등학생 시절에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며 밤을 세웠던 사람들이 이제는 40대가 됐다. 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60대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들은 파워풀한 유권자다.

후보들의 사고방식이 개방적인 지 아니면 폐쇄적인 지를 가장 잘 알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게임에 대한 그들의 가치 인식이라 할 것이다.

게임이란 화두가 대선후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 것일까. 문화는 산업으로서만 봐선 안 된다. 영화나 음악, 소설 등은 산업 규모에 비해 국민들의 생활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나 반도체는 경제 규모는 크지만 그 것에 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치인들도 게임에 대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렇지 못했지만 다음 대선 때라도 후보들의 방송토론회에서 게임 정책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게임을 어떻게 바라 보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가 왔다 갔다 할 정도의 분위기가 연출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음 대선 토론회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