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장벽 쌓기 노골화 '논란'…인도 등 게임 수요 급증세 조짐

[커버스토리]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 중국은 한때 우리의 안마당과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의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아직도 가장 높지만 갈수록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보복 움직임으로 인해 좁은 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와 러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신흥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의 게임이 많지 않아 우리가 진출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2015년 국내 게임 수출 현황은 32억 1563만 달러(한화 약 3조 6373억 원) 규모로 전체 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수출이 32.9%를 차지해 타 지역보다 높은 비중을 보여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출 규모가 작은 북미와 유럽 지역의 경우 두 지역을 모두 합쳐도 25.2%의 점유율에 그치면서 중화권 대비 10% 이상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시장규모 커도 진입장벽 높아

글로벌 게임시장의 트렌드가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국 업체 중심의 경제 정책과 규제로 폐쇄된 시장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등 양대 오픈마켓 업체 모두 제품 판매 및 오픈마켓 활성화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의 경우 외국 업체들의 중국에서의 성과는 그리 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1월과 2월 중국 판호 관련 상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 게임의 판호 비중이 10%에 불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업체들이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스마일게이트, 넥슨, 웹젠 등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업체들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중국 시장은 정치적 이슈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 정부가 자유무역경제를 표방하고 있으나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언제 사업 진행에 문제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구글의 경우 중국정부의 인터넷 통제로 메인 검색 서비스뿐만 아니라 ‘구글플레이’에 대한 공식 서비스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문제로 수출 계약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피해가 하나 둘 누적되고 있다.

# 인도 등 블루오션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안한 시장에 계속 기대기 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세계 1위 규모인 중국 게임시장을 가볍게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중국 시장에 모든 것을 의존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시장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터키와 러시아 등이 꼽히고 있다. 먼저 인도는 게임보다 플랫폼이 먼저 주목을 받으며 시장 형성이 이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인 ‘삼성 Z’ 시리즈가 인도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2014년 이후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따라 타이젠 기반 게임 개발 업체들이 현재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관련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이전부터 ‘크로스 파이어’와 ‘포인트 블랭크’ 등 저사양 FPS 게임이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모두의마블’ ‘블레이드’ ‘오디션’ 등 작품을 통해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가능성 역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특히 유선 및 무선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면서 모바일로 즐기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온라인 게임과 웹게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아키에이지’와 ‘검은사막’ ‘아틀란티카’ 등의 온라인 게임들이 정식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지속적으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업체별 협의가 추진되고 있다.

웹게임의 경우 페이스북을 베이스로 한 게임들이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퍼즐, 원버튼, 소셜 카지노 장르에서 성과가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터키 지역은 ‘드래곤네스트’와 ‘나이트 온라인’ 등 온라인 게임의 인지도를 모바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터키는 매년 40%가 넘는 게임 시장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들 시장의 공통점은 다수의 플랫폼과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시장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국가 모두 현재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모두에서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매년 10% 이상 성장할 블루오션이라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 있어 중국은 세계 1위 규모를 보여주고는 있으나 수많은 현지 업체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치열한 레드오션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럴 때에는 인도나 러시아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제3지대를 겨냥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현지사정 정확히 알아야

하지만 신흥시장 공략에도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 철저한 대비 없이 무작정 도전했다간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철수하는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적지 않은 업체들이 시행착오를 겪어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은 인도와 러시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인도의 경우 세계 2위 규모의 인구수를 자랑하지만 모바일 게임 결제의 핵심이 되는 신용카드 사용 비율은 전체 결제 비율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시장 진입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인터넷 결제의 경우에도 물건 등을 받은 이후 현금으로 결제하는 ‘캐시 온 딜리버리’ 시스템이 60%를 차지하는 반면, 신용카드 사용 비율은 16%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는 PC 중심의 게임 환경은 빠르게 늘고 있으나 모바일 게임은 무선 통신망의 구축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아직도 실시간 비동기화 게임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게임 다운로드 자체는 유선 네트워크 기반의 환경에서 할 수 있지만 실시간 동기화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은 높은 통신비 등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액션 RPG 및 MMORPG 장르는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각 시장별 상황에 맞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부분 현지 퍼블리셔와 서비스를 조율하지만 이와 별개로 업체가 직접 해당 시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 한 관계자는 “인도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비율이 극히 낮은 것은 사실이나 화폐개혁 이후 간편결제 서비스 등 전자결제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다른 국가들 역시 국가 별로 게임 서비스를 위한 중요 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면 큰 어려움 없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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