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RK' 후발주자 서러움 날려…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이 힘

엔씨소프트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온라인게임 맏형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둔 채 모바일게임시장 후발주자라는 서러움을 딛고 빅 히트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온라인게임업체가 모바일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온라인 업체들이 모바일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공한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렇게 살아남아 더욱 강하게 재기한 업체가 바로 넷마블게임즈다.

이 회사는 한 때 ‘침몰하는 배’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한 온라인게임들이 시장에서 연이어 참패하며 ‘이제는 끝났다’는 최악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뛰어들면서 상황은 달아졌다. 그는 온라인을 과감히 정리하고 모든 것을 모바일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후에는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 글로벌히트작을 속속 터뜨리며 매출 1조원이라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번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에 이어 다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선보이며 그동안 받았던 서러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물론 이 회사는 모바일게임을 제외하고 보면 여전히 온라인게임 최고의 업체다. 15년이 넘은 ‘리니지’와 그밖에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쟁쟁한 작품 라인업을 갖추고 이를 통해 연 8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남들보다 많이 늦었고 또 자회사를 통해 개발하거나 퍼블리싱 한 작품들의 성적도 신통치 못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봤다.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마침내 ‘리니지 레드나이츠’로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가 자체개발한 이 작품은 서비스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서비스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 회사는 이뿐만 아니라 모바일시장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티저 사이트를 공개했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2~3개 작품을 더 준비하고 있다.

물론 현 시점에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사업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한두 작품이 성공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게임 시장의 특성 상 빅히트를 했더라도 몇 개월 만에 중간 이하로 떨어져 잊혀 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엔씨소프트라는 저력 있는 업체가 모바일사업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뚝심으로 봤을 때 비록 초반에 실패하더라도 투자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뒤늦은 성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세계 각국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업체가 있다. 일본 하면 어디, 미국하면 어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있었고 이제 넷마블게임즈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세 업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열심히 파온 업체다. 넥슨의 경우 자체개발보다는 유력한 개발업체를 인수해서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또 넷마블 역시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리며 그 들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았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한 업체의 자부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게임개발자 모두의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그런 업체가 온라인에서 머무르다 모바일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된다면 우리는 큰 자산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의 모바일 성공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나름대로 정리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우선 ‘리니지’라는 IP의 파워를 첫 번째로 꼽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 회사의 개발능력이다. 마지막은 때를 기다리며 착실하게 준비해왔다는 점이다.

세 가지 요인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것, 그 것이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있도록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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