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현상 갈수록 심화…허리 살리는 길 스스로 찾아야

최근 주요 게임업체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있었다. 실적발표는 누가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렸고 전년동기 대비 얼마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느냐 하는 것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3분기 실적발표의 주인공은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 4N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N을 매출순서대로 나열하면 4837억 원을 기록한 넥슨이 1위, 3594억 원을 기록한 넷마블이 2위, 2176억 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가 3위, 2075억 원을 NHN엔터가 4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을 전환한 이후 승승장구하며 지난 해 전체 매출 1조원 돌파에 이어 3분기 만에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4N 가운데 가장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비록 매출에서는 3위에 머물렀지만 이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주고 있는 게임들이 모두 온라인게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서비스 15년이 넘은 ‘리니지’가 아직도 최대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대단한 매출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전년대비 매출 성장세를 보면 넷마블이 27.5%, NHN엔터가 27.3%, 엔씨소프트가 11% 상승한 반면 넥슨은 11% 감소한 것으로 분석돼 향후 업체간 순위변동 가능성도 예상된다.

4N이 이처럼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게임업계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견업체들의 성적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초라하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게임업계 빅10을 구성하는 업체들의 매출에 큰 차이가 없었다. 과거에도 4N이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지만 나머지 업체들도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든든한 토양을 이뤘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하늘과 땅과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이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엠게임과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 중견업체들의 매출은 100억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3분기 매출 71억 8800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8% 상승했다. 엠게임 역시 3분기 매출 66억 6000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드래곤플라이의 경우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98%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결과만을 보게 되면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성경에서 다윗은 절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돌멩이 하나로 골리앗을 쓰러뜨렸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러한 기적도 허락하지 않을 듯하다.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의 국내 서비스 실패로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가 중국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던 신화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머리와 다리만 있고 허리가 없는 산업의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억지로 허리를 만들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수없이 자문해 보지만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시장상황이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 몸을 바쳐 버티고 있는 그들을 보면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럴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허리를 포기해야 할 것인가.

그러나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질 지라도 그래선 안된다. 포기해선 미래가 없는 것이다. 악착같이 버티며 무언가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중견업체들을 지켜보며 그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길 바랄 뿐이다.

비록 눈부신 성과는 아니지만 하나둘 그들만의 생존 노하우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들을 격려하고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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