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게임업계의 기대주 역할…성공에 만족 말고 또 도전해야

침체된 게임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를 꼽으라고 하면 누구라도 망설임 없이 넷마블게임즈를 말할 것이다. 그만큼 이 회사의 이미지는 ‘변화하고 발전하는 게임업계 리더’라는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번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일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회사가 코스피에 상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 게임업체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에 바로 상장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식시장에 등록된 게임업체가 20여개에 달하지만 코스피에 들어가 있는 업체는 엔씨소프트와 네이버에서 분사한 NHN엔터테인먼트 단 2개 업체에 불과하다. 그만큼 진입이 어려운 시장인 것이다.

넷마블은 최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이 회사에 대한 심사 마무리는 청구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45일이 소요될 예정으로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코스피 상장이 이뤄질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시가총액 규모가 국내 상장 게임업체 중 최대인 10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일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많이 올라 30만원대에 진입한 상황에서도 시가총액이 6조6800억원 정도이니 그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넥슨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그것도 한 작품으로 수 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한 번에 몇 천원짜리 아이템을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모바일게임으로 이런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과도 뛰어났다. 한마디로 흠잡을 데 없는 유망기업이라는 얘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연속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상장할 경우 곧바로 코스피 시총 5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이 회사는 게임업계 빅3로 불리다가 온라인게임 사업의 잇따른 실패로 인해 2류 업체로까지 전락한 적이 있었다. 그랬던 기업이 어떻게 바닥에서 다시 치고 올라와 코스피 입성이라는 성공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넷마블의 화려한 부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오너십과 리더십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을 창업했다가 이 회사의 지분을 CJ에 넘기고 잠시 게임업계를 떠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시 컴백했고 처음엔 자문역할을 하다가 나중에는 경영권을 다시 인수하며 오너로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그 다음의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간략히 정리해보겠다. 그가 돌아와 처음에 한 일은 그동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두문불출하면서 그가 찾아낸 화두는 바로 ‘모바일’과 ‘글로벌’이었다. 이 두가지 화두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역량과 기업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의 코스피 상장은 오너나 기업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의 입장에서도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모처럼 활짝 웃을 수 있는 경사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넷마블의 코스피 상장이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대한민국이라는 좁을 틀어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업체로서의 출발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넷마블이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했다고 해도 글로벌시장의 입장에서 볼 때 아직은 보잘 것 없는 2류 업체에 불과하다. 진정한 글로벌 리딩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많은 도전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방준혁 의장은 수년전부터 넷마블을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체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이번에 코스피 상장으로 자금이 확보되면 가장 먼저 대규모 M&A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돈방석에 올라앉은 게임업체 오너’는 많았다. 청년재벌 소리를 듣거나 자수성가 부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오너는 부자가 됐을지 모르지만 기업은 평범한 게임업체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넷마블이 ‘부자 오너’를 만들어낸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게임업체’로 거듭나 인정과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성공한 자리에 주저앉아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또다시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게임업계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