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를 중심에' 경영철학 지켜와…각별한 '한국사랑'도 눈길

지난 2011년 말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업체도 아니고 단 하나의 게임으로 운 좋게 성공한 이 회사의 10주년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그런’ 수많은 게임업체들과 달리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독특한 ‘기업철학’ 하나만으로도 지나온 발자취를 되새겨 보고 앞으로의 행보를 예측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라이엇을 창업한 브랜든 벡과 마크 메릴 공동 대표는 회사를 만들면서 기업의 목표를 ‘플레이어를 가장 중심에 두는 것’으로 삼았다. 이는 그들이 개발자나 경영인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게이머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들은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그들이 개발한 게임을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고 부담 없이 즐기기를 바랐고 이러한 목표에 따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대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들이 처음 중심으로 삼았던 플레이어 중심이라는 기업철학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켜져 오고 있다. 이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유저들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반성하고 개선하는 자세야 말로 라이엇이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라 할 것이다.

지난 2009년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된 ‘리그오브레전드’는 2011년 말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북미,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는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유저 역시 지난해 1억 5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PC방 순위 20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울 정도로 대중적인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오버워치’ 등장 이후 견고했던 아성이 무너지긴 했으나 선두를 탈환하기도 하는 등 여전히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두 창업자의 각별한 ‘한국사랑’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브랜든 벡 대표는 지난 2011년 9월 한국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우리나라를 방문해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는 우리나라의 PC방 문화, e스포츠 문화 등을 격찬하며 많은 영감과 도움을 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방한했을 때 "라이엇 직원들이 모두 한국 e스포츠를 좋아하고 PC방 문화를 좋아한다"며 "미국 본사 사무실에는 PC방을 직접 만들어 직원들이 즐기게 하고 있을 정도"라고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롤드컵’ 결승전이 열릴 때도 브랜든 대표는 직접 참석해 “우리는 e스포츠를 키워온 사람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그 중 한국은 e스포츠 산업의 모델을 만들고 발전시킨 나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열정적인 한국 팬들에 대해 “여러분의 덕분에 라이엇게임즈와 ‘LOL’이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엇은 또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지키는데 큰 관심을 보여왔다. 매년 적지 않은 돈을 지원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문화재보호활동을 해온 것이다.

이러한 기업운영정책으로 인해 라이엇은 우리나라 업체 못지않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라이엇이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면 이 회사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지금은 중국 텐센트에 지분을 모두 넘겼지만 경영이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브랜든 벡과 마크 메릴 두 공동창업자가 세운 설립목표가 변질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라이엇과 같이 존경받고 사랑받는 게임업체들이 많이 나와 주기를 바라면서 10주년 축하의 말을 마무리한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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