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PC방 24% 점유율 2위 차지…'안된다'가 아니라 '못한 것'

지난 달 2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오버워치’가 온라인게임 시장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론칭 일주일 만에 점유율 24%를 넘어서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며 최상위권 구도를 뒤바꿔 놓았다.

한동안 PC방 점유율 2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서든어택’이 한 순간에 3위로 밀리는 등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8일 현재 상위권 5위에 이름을 올린 외산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를 비롯해 ‘피파온라인3’ ‘스타크래프트’까지 모두 4개 작품에 달한다. 이들 작품의 점유율을 모두 합칠 경우 60%가 넘는다.

나머지 40%를 갖고 수십개의 작품들이 시장을 나눠먹고 있으니 1%대 이하의 작품들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오버워치’는 ‘온라인 게임은 이제 안된다’는 통설을 한방에 무너뜨렸다. 그동안 온라인게임 신작들이 맥을 못 춘 것이 시장의 트렌드 때문만이 아니라 작품 자체의 경쟁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 것이다.

지난 2005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론칭했을 때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좌절에 빠졌다. 그들은 “이 높은 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단 말인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았던 그 벽을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2008년에 뛰어넘었다. 그리고 ‘블레이드&소울’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가 서비스된 이후 국산게임들은 4년이 넘도록 1위 자리를 넘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우리는 왜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하나’ 스스로를 자책하며 또 한계를 인정하며 하나둘 떠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업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너도나도 블루오션이라는 모바일게임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 시장도 순식간에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바뀌었다. 이렇다 보니 결국 갈 곳을 잃은 개발업체와 인력들이 여기저기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우리 게임업계의 앞날이 걱정스러울 뿐이다. 시장의 주도권이 모바일로 넘어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그마져도 외산 게임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킬 만한 카드가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면 그 중 하나둘 정도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의욕적으로 내놨던 ‘검은사막’ ‘블레스’ ‘문명온라인’ 등 수백억원이 투입된 대작들의 성적도 신통치 못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는 좌절감과 ‘우린 안돼’라는 패배주의에 빠져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돌파구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증명해 보였다. 이 작품의 성공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고 있다. 처음부터 이 작품이 대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블리자드 내부에서도 마찮가지다. 그러나 시장에 내놓자 폭발적인 반응이 터졌다. 그들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운이 좋아서’ 된 것만은 아니다. 그 뒤에는 완성도를 높이고 무언가 새로운 요소를 심어보려는 개발자들의 치열한 몸부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되면서 FPS의 재미를 한 차원 끌어올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아니라 조금 다른 것.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을 다르게 하려면 무리수를 두게 돼 있다. 반면 과거의 성공작을 연구하고 그것을 지금에 재현시키면서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성공의 핵심요소다.

‘오버워치’를 보면서 “우리가 먼저 이렇게 했더라면...”하고 후회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후회는 어찌 보면 한발 앞으로 나가기 위한 자기반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더 철저히 좌절하고 더 깊이 후회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다.

온라인게임의 성공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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