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승부사’…꾸준히 한우물 파는 ‘노력파’

최근 게임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주저 없이 방준혁과 송병준이라는 두 사람을 거론할 것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은 이미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앞서 거론한 두 사람은 어찌 보면 우여곡절도 많았고 역경 속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느끼게 한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의 경우 손수 키워왔던 넷마블을 CJ그룹에 매각하고 한 때 게임업계를 떠나 있었다. 그러다가 그룹 내에서 게임사업이 어려움에 처하자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넷마블을 분사시키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야말로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송병준 컴투스 사장의 경우는 방 의장과는 달리 큰 굴곡이 없이 꾸준한 스타일이다. 그는 모바일게임업체인 게임빌을 창업한 이후 한번도 눈길을 돌리지 않고 한 우물을 파왔다. 그리고 선의의 라이벌이었던 박지영 컴투스 사장이 회사를 내놓으려고 했을 때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시에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격변기를 맞으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의 시기였다. 그 때문에 송 사장이 컴투스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많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송 사장은 이러한 우려를 보기 좋게 털어버렸다. 컴투스는 10여년 간 터를 닦아온 글로벌 시장에서 ‘서머너즈 워’라는 대박게임을 탄생시키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같은 상승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방 의장은 업계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에게는 휴일도 없다. 퇴근 시간도 없다. 그렇다 보니 그 밑에 있는 직원들은 방 의장이 만족할 때까지 작품을 갈고닦으며 퀄리티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들이 ‘다함께 차차차’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등이었고 현재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이븐’ 역시 이같은 강력한 드라이브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

반면 송 사장은 컴투스를 인수한 이후에도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주일에 절반은 게임빌로, 나머지 절반은 컴투스로 출근해서 업무를 본다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글로벌시장에서 엄청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이는 컴투스가 그동안 만들어놨던 글로벌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었다.

방 의장과 송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서로 극과 극처럼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서로 다른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공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고 극복해 내고야 말겠다는 도전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방 의장은 여러번 시련을 맞았지만 그때마다 뼈를 깎는 고통과 인래로 회사를 변화시켰다. 넷마블은 원래 모바일전문업체가 아니었다. 출발은 온라인게임포털이었다. 그랬던 넷마블이 단시일에 모바일게임 대표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반면 컴투스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바일게임 한 우물만을 파온 전문업체다. 하지만 송 사장이 컴투스를 인수할 당시 시장은 요동치고 있었고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이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한 이후에야 그들은 간절히 원했던 열매를 딸 수 있었다. 쉽게 되는 일은 없다. 남이 성공하면 당연히 능력이 있으니, 운이 좋았으니 하고 여기겠지만 사실은 피눈물 나는 노력이 그 뒤에 있었던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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