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입견에 거부감 과도…정부도 '인식전환' 핵심 과제 추진

 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하기도 하지만 또한 가장 변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특히 선입견은 한번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좀처럼 바뀌기 어렵다.

게임계에 있으면서 이러한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많은 기성세대들이 게임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개심’을 갖거나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적개심은 게임을 ‘사회의 악’으로 보는 것이다. 또 거부감은 게임을 ‘마약’과 같이 어찌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일부 정치인과 학부모단체에서는 어떻게 하면 게임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릴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반대 목소리를 낸다. 또 게임으로부터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분위기를 몰아간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객관적인 사실’ 보다는 ‘주관적인 선입견’에 의한 것임을 곧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해서 아이가 공부를 안한다’거나 ‘게임을 해서 돈을 탕진해 집안이 망했다’거나 ‘게임 때문에 폭력적이 됐다’ 등등, 게임으로 인해 숱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불행하게도 게임에 대해 적개심이나 거부반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객관적 근거나 연구 결과도 없지만 자신들의 생각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 그래서 그들과 대화하려 해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게임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면 먼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이다. 팔짱을 끼고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고 눈에 힘을 주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도저히 대화란 이뤄질 수 없다. 대화가 되지 않으니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고 평생선은 계속 이어진다.

을미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올해도 역시 지난해처럼 게임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 의한 핍박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게임인들은 그 시련을 묵묵히 견뎌야 하고 말이다.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까지 이같은 악순환이 계속돼야 하는지. 지금의 청소년들이 자라나 어른이 된다면 달라질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월이 흐르기만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인지.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의 불빛이 보인다면 겉으로 보면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나무들이 묵묵히 봄을 준비하듯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사회의 눈높이다.

가장 희망적인 부분은 지금 사회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30~40대가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즐겼던 세대라는 점이다. 그들은 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비교적 낮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부도 게임산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게임에 대한 낮은 국민 의식이라는 점을 깨닫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시작하는 ‘3차 게임산업진흥중장기계획’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도 그 하나다.

정부는 이번 중장기 계획의 3대 목표 중 하나로 ‘게임 인식 개선을 통한 가치의 재발견’이란 중점 과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총 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게임에 대한 이해 증진을 통한 공감대 형성’에 231억원, 게임문화 인식제고 교육사업 확대 에 127억원, 게임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에 43억원, 참여·공감형 게임문화 정착과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에 37억원 등이다.

이밖에 많은 문화인들과 손잡고 게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에 나선 다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변화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서서히 사회 곳곳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변화를 이뤄낼 게 분명하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렇듯 조금씩 변해간다면 언젠가는 게임인들이 모두 소망하는 떳떳한 직업 가운데 하나로 게임을 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깊고 어둔 밤이 새벽의 길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듯 게임인들에게 그렇게 슬그머니 다가올 날도 멀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선입견은 말 그대로 더 이상도 없는 그 뿐이니까.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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