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시작됐다. 연말이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열린다. 그중에서도 개별 업체들이 주최하는 e스포츠대회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e스포츠 행사는 연중 계속되는 경우도 있고 단기 대회로 그치는 경우도 있다. 각기 규모는 다르지만 그해 최고의 게이머를 선발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올해 개최된 e스포츠 행사 중 특이한 점을 꼽자면 굵직한 대회가 12월에 대부분 막을 내린다는 점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이 참가하는 ‘던전&파이터’ 글로벌 대회인 ‘F1 격투천왕대회’, 스마일게이트가 주최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크로스파이어 2014’가 끝났고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2014 핫식스컵 라스트 빅매치’가 연말까지 이어진다.

지금의 분위기만 보면 e스포츠 시장은 활기를 띄었던 과거 전성기와 많이 닮아 있다. 유저 동원, 종목 수, 장르 등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겼다. 이로 인해 마치 과거의 전성기가 다시 온 듯 하다.

물론 e스포츠를 좋아하는 유저로서 많은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수년전 e스포츠가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던 상황에서 점차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대회 진행이 미숙했거나 흥행 성적표가 나빠서는 아니다. 대회를 주최한 업체들이 연말이 돼서야 허둥지둥 대회를 운영하는 모습이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특히 유저를 위한 무대여야 할 e스포츠 대회가 아직도 업계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 되고 있고, 유저와의 약속도 있으니 숙제를 해치우듯 허둥지둥 일정을 잡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사실 e스포츠 대회 개최는 업체 입장에서는 계륵과 같다. 대회가 뜨면 게임이 잘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e스포츠 대회를 열곤 하지만, 대부분 성과 없이 반짝 이벤트로 그치곤 한다.

그나마 유저와 e스포츠협회가 나서는 종목은 흥행이 좋지 않아도 재기를 노릴 수 있지만, 단기 대회의 경우 아무리 좋은 팬서비스가 됐더라도 성적이 나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사실 이같은 상황은 e스포츠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일반 스포츠종목들도 부진한 집객, 흥행성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종목이 사라질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대회를 여는 주관사와 국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최사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e스포츠의 경우 대회를 마케팅의 장이자 수단으로만 보는 시선이 가장 큰 문제다.

e스포츠 대회를 주최하는 업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행사를 연다는 사실보다도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유저와 업계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회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대회에 대한 애정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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