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게임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여러 부류의 사람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중 빠지지 않는 질문을 꼽자면 ‘어떤 게임을 좋아합니까’와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은 무엇입니까’다.

이런 물음에 답변을 할 타이밍이 되면 항상 고민된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떠오른 게임을 대곤 하는데, 문제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들을 던질 때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나 시간이 날 때마다 ‘어떤 게임이 재미있는 게임인가’란 질문을 생각하곤 한다. 어느덧 어른이 되고 게임을 플레이하고 설명하는 게 일이 된 현실 탓인지, 아니면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 없어서 인지 명확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던 때의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얼마 전 이 물음에 대한 조그마한 해답을 우연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 작품을 오랜 기간 즐긴 사람이 좋아하는 게임이 곧 내가 찾는 ‘재미있는 게임’이라 결론내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 장수 게임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간단하고 유저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즉 ‘재미있는 게임’이란 유저들 스스로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잘 만들어 놓는가가 핵심 조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게임을 찾아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유저 수가 포화상태로 달려가는 시점에서 신작이 성공한 게임의 뒤를 쫒는 경향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서다.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반갑지 않다. 비슷한 게임이 많아지다 보니 다른 유저보다 빨리 캐릭터를 육성하는데 집착하게 되는데, 게임 좀 했다는 20년 지기 친구도 습관처럼 반복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찾는 모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비슷한 게임이 출시되고 경쟁하다 보니 진짜 재미가 무엇인지 헷갈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힘들겠지만 게임업체와 개발자들이 보다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어 유저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만든 게임이 반드시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서의 게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명 성공한 게임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행 게임해설가 odji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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