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과 글로벌 오픈마켓의 등장이 가져온 모바일 게임 시장의 변화는 과거 어려웠던 모바일 게임 회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너무나도 손쉽게 바꾸어 놓았다. 초기에는 ‘이렇게 오픈된 환경 속에서 글로벌한 자율 시장이 이루어지면, 퍼블리싱의 의미가 무색해 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5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국내에서만 하루에도 수백 개씩 1년간 약 10만여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걸로 추정되는 공급과잉 시장에서, 내가 만든 소중한 게임은 전 세계의 ‘누구나’들이 만든 게임 속에 묻힌 체 출시되었다는 것조차 알리기 어려워졌다.

이 게임의 홍수 속에는 성의 없이 만들어졌거나 수익만을 바라고 유저들을 미혹시키는 게임들도 다수 존재할 것이다. 오픈마켓이라는 자유는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라는 책임도 함께 의미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게임 회사가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신뢰할 수 없는 낯선 게임들을 점차 외면하고 익숙한 브랜드나 이미 많은 유저들에게 선택 받은 유명 게임들로만 몰리게 될 것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은 ‘카카오 게임하기’로 대표되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시작으로 ‘네이버밴드’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플랫폼이 대거 등장해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필자 역시 다양한 개발사를 만나다 보면 국내 및 해외 퍼블리셔 선택에 대한 조언과 경험담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 글로벌 오픈마켓의 시작을 보며 필자가 떠올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어쩌면 이것이 오픈된 시장의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오픈마켓의 무한한 자유에만 너무 취하지 말고, 그 이면의 냉혹한 현실을 돌아보며 자신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세휘 네오빈스튜디오 대리 busantobak2@neobinstud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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