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형 스미스앤모바일 대표는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류의 원조로 통한다. 지난 2006년 일본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한 신 대표는 최근 현지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로컬 콘텐츠 마켓인 ‘도코모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콘텐츠 제공자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일본 시장에서의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달 북미 최대 이통사 AT&T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한 신 대표는 일본과 미국을 뛰어넘어 글로벌 한류의 중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6년 일본에 처음 진출했는데 이제는 현지 시장의 맥을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까지 진행한 피처폰 콘텐츠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콘텐츠 서비스도 현지 스마트폰 사용자 볼륨이 일정 수준에 이르는 6월 경에는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올해 일본 시장에서만 1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신규로 시작하는 스마트폰 콘텐츠와 5월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웹게임, 플래시게임 포털 ‘게임엔젤’이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처음 노크하는 미국 시장은 매출보다 의미에 더 큰 가치를 두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이동통신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기위해 소요되는 2~3년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 美 진출 교두보 마련


신 대표는 이번 AT&T와의 계약을 통해 북미에 10개 정도의 피처폰게임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매출도 30~50만 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 높은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내비췄다. 무엇보다 우선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궁극적으로는 현지 로컬 안드로이드 마켓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의 운영정책과 공급할 수 있는 기기의 개수로 봤을 때 앱스토어가 차지할 수 있는 전체 마켓 셰어를 30% 정도로 보고 있다. 결국 메이저는 안드로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하지만 글로벌 안드로이드 마켓이 구글 운영정책에 따라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실정에서 각 해당국가의 이통사가 운영하는 로컬 안드로이드 마켓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SK텔레콤의 T스토어나 KT의 쇼스토어가 점점 사용자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해외 진출 시, 개발사들이 각자 계약해서 현지 이통사가 운영하는 로컬 마켓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따라서 신 대표는 이번 AT&T와의 계약을 통해 향후 현지 로컬 마켓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게임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 또 다른 모멘텀 ‘웹게임’


스미스앤모바일의 올해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은 웹게임이다. 지난해 비교적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한 여러 업체들의 웹게임들이 정리되면서 스미스앤모바일의 웹게임 사업도 점점 상승 곡선을 타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현지 웹게임 서비스도 현재 순항 중입니다. 지금까지 2개의 작품을 론칭했는데 3~4월 사이에 한 작품을 더 오픈 할 계획입니다. 또 웹게임을 스마트폰과 연동시키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호환성 문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N스크린과 관련해 게임도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기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 유저의 입장에서 2시간 이상 영화를 집중력 있게 보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다. 웹게임은 특성상 MMORPG처럼 높은 집중력과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저가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웹게임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PC-스마트폰 연동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웹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은 일본과 우리나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차별화된 콘텐츠와 연동서비스라면 충분한 성공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추어의 순수함으로 승부


“앱스토어나 오픈마켓이 등장하기 전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백화점만 있었던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들과 그 회사의 아이덴티티에 맞춰 콘텐츠를 공급하다보니 계속된 가지치기 끝에 밋밋하고 건조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지나치게 완벽함과 안전함을 추구하다보니 큰 재미는 없었던 것이죠.”


신 대표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한 경험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던 앱이 다운로드 12만건을 넘으며 전체 애플리케이션 톱5까지 올라간 것이다. 이 앱은 스미스앤모바일 신입 사원들끼리 팀을 꾸려 단 한 달 만에 만들어낸 성과물이었다.


신 대표는 이 일을 계기로 오히려 너무 잘 만들려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10년 전 IT붐이 일었을 때 처음에 나오는 B2C 사이트의 아마추어적인 순수함이 결국 업자 마인드의 프로페셔널을 능가했다”며 “현재 오픈마켓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다소 조악한 앱들의 선전도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결국 순수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유저에게 로맨틱하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국 시장은 정형화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산업 특성상 어느 정도 과도기가 지나면 메이저와 중견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곧 도래할 과도기에서 스미스앤모바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메이저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일본에서의 꾸준함이 있었기에 북미 진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미국 시장을 비롯해 더 큰 시장에서 게임 콘텐츠로 한류 붐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필


1995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학사 졸업
1997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석사 졸업
1997~1999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제품기획실, 기술전략팀
1999~2000 대우자동차 영국 워딩기술연구소
2000~2002 인터넷포털 인티즌 콘텐츠&커뮤니티 팀장
2002 스미스앤모바일 대표이사
 
[더게임스 박기락기자 kirocker@thegaems.co.kr]
[사진=김은진 dreams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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