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작한 드라마 ‘대물’은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요인은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 등의 인기 연기파 배우들의 힘도 컸지만, 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소재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탄핵소추, 잠수함 침몰, 피랍 등 사회적 이슈가 됐던 소재가 등장해 ‘다소 민감하고 자극적이다’라고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순간 곧바로 한국 사회의 특정 이슈를 연상케 해 ‘묘한 공감을 불러들였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보통 드라마는 팍팍한 현실과는 확연히 다른 픽션입니다. 대중들의 팬터지를 자극하며 높은 인기를 얻는 드라마는 현대인들에게 지친 일상 속에서 하나의 `낙'이 되며 현실의 고달픔을 견디게 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대물’이란 드라마도 어떠한 팬터지를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드라마의 소재와 배경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현재의 대한민국 모습’을 본 딴 다소 높은 현실감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반 아래 형성된 어떠한 팬터지는 더 많은 대중들의 관심과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게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의 세계에 첫 발을 딛고서 우리나라의 게임들을 조금씩 살펴보는 기자가 느끼기엔 대부분이 드라마로 따지자면 액션 및 전쟁 드라마, 소설로 따지자면 무협 및 팬터지 소설과 비슷한 유형의 게임이 대부분이라 뭔가 아쉬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다큐드라마나 르뽀 소설 같이 사회적 이슈를 다뤄 현실성이 팍팍 묻어나는 류의 게임은 기대하진 않아도, 사회적 이슈를 활용해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게임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즐기는 게임에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면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게임에 사회적 이슈를 활용해 현대인들의 팍팍한 현실을 위로함으로서 소비되는 것을 넘는다면, 유저들이 게임을 하면서 현실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연상하며 게임과 현실에 골고루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건 게임의 역할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에선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게임이 있다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진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더게임스 박선영기자 pear@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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