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개발하는 게임은 비행슈팅 장르의 작품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필패(必敗)의 장르’라고 불리울 정도로 시장에서 성공했던 사례가 없다. 필자 역시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이후 결과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떨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 게임의 필패 장르는 비행슈팅 뿐만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스포츠 장르, 레이싱 장르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했었다. 이런 필패 장르의 작품을 제작하는 기업과 개발자 모두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필패 장르의 벽은 하나 둘 허물어졌고 지금도 허물어지고 있다. 레이싱 장르에서는 국민게임으로 불리웠던 ‘카트라이더’가 있으며, 스포츠 장르의 긴 암흑기 끝에는 ‘프리스타일’이라는 작품이 탄생했다. 필패할 것이라 여겨졌던 장르 내에서 등장한 성공작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가 기반이 되었겠지만, 무엇보다 앞서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꾸준한 분석과 더불어 유저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도 2년이라는 개발기간 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분석했다. 콘솔은 물론 온라인까지 살펴보고 작품 컨셉트와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 하지만 두 번의 유저 테스트를 통해 결국 개발팀 모두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에 지금은 그동안 개발해 왔던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보완하고 있다.

 

안 되는 작품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개발자의 독단, 밸런스 붕괴, 지나친 타작품에 대한 집착 등 작품의 방향을 틀어버리는 요소는 많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유저가 있기 마련이다. 쉽게 말해 각각의 요인들로 인해 유저의 입맛과는 동떨어진 작품을 내 놓은 것이다.

 

개발자는 꾸준히 유저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니즈를 충족 시켜야만 한다. 물론 유저 역시 조금 더 성숙한 제안과 조언 문화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어우러졌을 때 필패에서 탈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제부터 온라인 시장에 필패 장르가 없어졌으면 한다.

 

개발사가 열린 마음으로 유저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작품은 더 큰 성공을, 유저에게는 더 큰 재미를 선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김은탁 지팍스 PM zulu@g-pa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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