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이 주식 시가총액에서 MS를 누르고 미국 전체 기업 중 2위, 세계 IT 기업 1위로 등극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의 언론사에 뿌려졌다.

 

지난 1분기 실적만을 보면 MS는 매출 145억 달러(순익 40억1000만 달러), 애플은 135억 달러(순익 3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애플의 미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MS의 시장가치는 지난 10년간 5560억 달러에서 2190억 달러로 추락한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시장 가치는 156억 달러에서 2210억 달러로 수직 상승해 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극적인 변화가 사실상 애플이 선보인 오픈마켓이라는 개념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 오픈마켓은 이제 성공을 넘어 시장의 큰 흐름이 되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을 시작으로 정보 통신 업계 전체의 지각 변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세가 되었다.

 

오픈마켓이 국내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과연 무엇일까. 단순히 모바일 게임 시장의 플랫폼이 기존의 위피에서 범용적인 운영체제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 중 성과를 올리는 곳이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 게임 분야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의 확산은 게임의 개발과 퍼블리싱, 소비 형태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이미 개인 게임 개발자의 수익 모델이 구체화되고, 혁신적인 게임 개발 도구의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으로 메인 게임 개발사들의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PC방과 온라인 게임으로 대변되는 국내 게임 시장, 제조업체와 서드파티로 요약되는 세계 콘솔 게임 시장 모두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스마트폰용 ‘앱’ 시장에 개인 개발자들이 업로드하는 1∼2천원짜리 게임이 영영 변화할 것 같지 않던 국내 게임 심의 제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핵심은 이러한 변화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인터넷의 변화 속에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온라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혁신 모델을 개발해 냈으며, 아무 것도 없던 한국 게임 산업을 15억불 수출과 6조 5천억 원 규모로 성장시켜 왔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오픈마켓 또한 위협이 아닌 새로운 시작점이자 도전점이 될 수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한 한국 게임 산업계의 선전을 기대한다. 아니 소망한다.

 

 

김영진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 indy@c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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