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紙 창간 6周, 게임산업 ‘隔世之感’ 
  

고품격 프리미엄 섹션 전문지를 표방하며 2004년 첫호를 발행한 더게임스가 오늘로 지령 300호를 맞이했다. 더게임스가 지령 300호를 내기까지 지난 6년간은 게임산업계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다.

 

본지 창간전까지만 해도 게임산업은 독자적인 산업군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비즈니스’는 있으되 ‘인더스트리’가 없다는 비아냥 섞인 소리를 들여야 했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장규모가 광속도로 성장을 거듭했지만, 내적으로는 심한 성장통을 앓는 일종의 ‘사춘기’였다.

 

그로부터 6년이 흘러 게임산업은 이제 어엿한 산업군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애들 장난감’ 취급받던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 ‘디지털 콘텐츠시대의 총아’ ‘한류의 첨병’으로 불리우며 세간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대통령까지 공식 석상에서 서슴없이 게임 얘기를 할 정도다. 데이터만 봐도 지난 6년은 괄목상대 그 자체다.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에 육박하는 고도 성장률을 계속하며 6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신장했다. 수출은 15억달러를 돌파하며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배 가량 증가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4자성어가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지난 6년 사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놀랍게 커 버렸다. 사춘기 소년이 키가 훌쩍 자라 건장한 청년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게임산업은 위상은 이제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격상됐다. 게임계의 양강 미국과 일본과는 거리가 있지만, 영국 등과 3∼4위권을 다툴 정도로 비약적은 성장을 일궈냈다.

 

국민의 정부시절부터 정부가 슬러건으로 내걸었던 세계 3대 게임강국 구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세계 일류상품 대접을 받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위태롭지만 여전히 세계 정상권이다. e스포츠 등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G코리아의 파워는 막강하다.

 

그러나 ‘체격’은 몰라보게 커졌을 지 몰라도 ‘체력’은 여전히 부실한게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현주소다. 매년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부실한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래서 덩치는 어엿한 청년인데, 체력은 아직 소년이란 비아냥 섞인 얘기도 들린다. 정부와 산업체 등 모두가 외형을 키우는데만 너무 신경을 쓴 결과이다.

 

이젠 모든 게임인이 합심하여 게임산업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역량을 집중할 때다. 우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책의 중심을 체격보다는 체력을 키우는 쪽으로 돌려야한다.

 

무엇보다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 산업 인프라는 기업들이 해결하기엔 한계가 많다. 정책적 배려와 지원 없이는 요원한 일이다. 적절한 규제도 필요조건이다. 지나친 비만은 체력에 치명적이다. 동전의 양면 같지만 규제와 진흥의 밸런스는 정책 당국 스스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기업들도 이젠 마인드를 바꿔야한다. 그동안 덩치 키우는데만 신경을 써 왔다. 이젠 스스로 체력을 높이는데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덩치만 커서는 절대로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업종에서 충분히 봐 왔다.

 

보다 내실을 다지고, 이미지를 가꾸고, 사회와 호흡을 같이해야 체력이 강해지고, 그래야 세계 일류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와 호흡하는 일을 마다해선 곤란하다. 게임은 사회와 아주 밀접한 문화상품이다.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다’ ‘유저들만 좋아하면 된다’는 다분히 반사회적인 마인드로는 체력을 키우기는 커녕 도리어 망치기 십상이다. 결코 재미만 있어서는 안된다.

 

유저들만 좋아해서도 곤란하다. 재미가 게임의 본질이라 해서 사회와 등을 맞 댄다면 인식 전환도 지속적인 성장도 모두 불가능하다.

 

태생적으로 게임의 몇몇 역기능은 사회와 함께 호흡하기 어렵다. 그래서 게임인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지금 일류로 올라서느냐, 다시 삼류로 떨어지느냐의 과도기에 놓여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뒤나 옆을 쳐다볼 여유를 잃은 탓에 이렇게 된 것이다. 누구의 탓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탓이다. 그러기에 게임산업의 내실을 다지고, 체력을 쌓는 일은 게임인 모두가 합심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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