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다녀온지 벌써 1주일이 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여독이 풀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이번 지스타는 바쁘게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24만명 참관객이 몰려왔으니까요.

 

그만큼 이번 행사를 준비했던 관계자분들의 고생은 이루 말하지 않아도 알 듯 합니다. 현장을 관리하던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들은 물론 각 부스에 배치돼 긴장을 놓지 못하던 업체 관계자들, 행사의 꽃이라 불리 울 정도로 시선을 모았던 도우미들. 이들 모두가 이번 행사로 많은 고생을 했을 것입니다.

 

물론 바쁜 걸음을 옮겨 행사장까지 찾아왔던 관람객들이 없었다면 24만명 관객 모집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했겠지요. 모두가 이번 지스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한 숨은 공로자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를 보면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4만명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는 올렸지만 솔직히 말해 질적인 부분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주요 업체들이 내놓은 신작이라고 해봤자 이미 한번씩은 공개됐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다소 식상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해외 IP 기반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가슴 한 구석에 돌을 얹은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듭니다. 주요 업체들의 화려한 부스 사이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그맣게 마련된 중소 업체들의 한산한 부스를 볼 때면 최근 산업계에 불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논외로 하고 정말 아쉬웠던 것은 PC 온라인 중심의, 국내 기업 중심의, 소위 그들만의 잔치로 비춰졌다는 것입니다.

 

지스타는 국제 게임쇼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국제 게임쇼와 같은 느낌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메인이 되는 B2C관에 참여한 해외 기업을 찾아 보기가 힘드니까요.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간다는 블리자드도 5년만에야 겨우 지스타에 참여했습니다.

 

내년 지스타는 6번째입니다. 또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10번째 행사를 맞게 되겠지요. 걱정이 되는 것은 10회가 되더라도 해외 기업이 B2C에 부스를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겁니다. 참관객 숫자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런 측면에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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