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에는 ‘지스타 2009’가 24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인해 당초 흥행에 실패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했던 많은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개막 전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

 

처음으로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개최된다는 것과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참여열기 부진과 불상사 등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 때문에 참가 업체들은 물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주관기관에서도 개막 직전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번 전시회는 역대 최대 관람객 동원이라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당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러한 성공 분위기는 개막 첫날부터 감지됐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3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아왔고 둘쨋날에도 4만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토요일인 28일에는 전시장인 문을 열기도 전에 오픈을 기다리는 인파가 장사진을 이루는 등 일산 킨텍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관이 연출됐다.

 

이처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가 역대 최대의 흥행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지스타의 성공을 이끈 데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크게 세가지를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출품업체들의 퀄리티가 예년에 비해 월등했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몇몇 작품을 빼면 대부분 유저들에게 알려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메이저 뿐만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신작들을 대거 출품하며 어디를 가도 새로운 볼거리가 풍성했다.

 

다음으로는 입지조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시회가 열린 벡스코는 지하철 역에 바로 붙어 있어 걸어서 2∼3분이면 전시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왔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전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야 했던 킨텍스에 비하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공동 주최기관인 부산시와 관련 기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들 수 있다. 지하철역마다 지스타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부산지역 민방인 KNN은 매일 한시간씩 특집프로그램을 마련했는가 하면 매 시간 주요뉴스로 지스타 소식을 전했다.

 

이와함께 부산 국제영화제를 통해 영상축제에 길들여져 있던 부산시민들이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지스타는 침체됐던 부산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은 듯한 분위기였다. 행사가 열렸던 해운대 인근에는 특급호텔들도 빈방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호텔 방을 구하지 못한 관계자들이 인근 모텔에 몰릴 정도였으니 이 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행사가 끝나면 저녁식사와 간단한 술자리, 관광 등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특별한 행사가 없었던 부산시가 모처럼 활기에 넘쳤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따져본다면 부산시로서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다.

 

부산 '지스타'에 참가했던 업체 관계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이정도 호응이라면 내년에도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은 확실한 듯 보인다.
 

서울에서는 마땅한 전시장 하나도 찾기 힘들어 일산 킨텍스로 가야만 했던 '지스타', 그리고 일산에서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이 행사가 천리나 떨어진 이곳 부산에서는 귀한 손님 대접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산시는 '지스타'를 영화제와 함께 부산의 주요 국제행사로 키워보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열심히 한다면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번 부산 '지스타'를 보면서 똑같은 행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본 것 같다.

 

[더게임스 김병억 부국장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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