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을 앞두고 네오위즈게임즈가 ‘크로스파이어(이하 크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네오위즈가 엔씨소프트와 함께 2분기의 대표적인 실적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키움증권의 장영수 연구원은 “올해 2분기 ‘크파’에 대한 중국 로열티가 120억원에 달하며 4분기에는 1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네오위즈는 ‘크파’  때문에 500억원이 넘는 로열티 수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이같은 수치는 중국 서비스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네오위즈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싱가포르 등지에도 이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네오위즈가‘ 크파’를 통해 전세계에서 1000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크파’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사장이 개발한 FPS 게임이다. 마침 최근 권 사장을 만났다. ‘크파’와  회사이야기를 듣자니 창업 10년의 내공이 엿보였다. 권 사장에게 있어 10년의 세월은 남다르다. 그래서 감회도 크다. 그도 그럴 것이 권 사장은 스마일게이트 창업 이후 5년간은 ‘크파’ 하나에만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크파’는 세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권 사장이 포기하지 않고 뚝심으로 밀어 붙여 마침내 빛을 봤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확신이 없었다면, 또 실패를 통해 더 좋은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면 아마도 ‘크파’는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권 사장 개인적인 히스토리를 보면 사실 ‘크파’가 첫번째 실패는 아니었다. 서강대를 졸업한 직후인 1999년 5월 창업했던 콘텐츠 솔루션 업체 포씨소프트가 처음으로  쓴 맛을 보게 했다. 29세의 나이에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접고말았다. 그  당시의 경험을 통해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게임에 뛰어 들어  창업한 회사가 스마일게이트였다.

 

처녀작으로 개발한 FPS인 ‘헤드샷온라인’이 실패로 끝났다. 권 사장 특유의 고집과 역발상은 여기서 빛난다. 권 사장은 헤드샷온라인의 서비스 실패를 통해 많이 배웠다. 반면교사였을까. 다듬고 다시 만들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작품명도 ‘크로스파이어’로 바꿨다. 2007년 5월 마침내 국내에서 ‘크파’를 오픈했을 때 권 사장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음 때 보다 더 참담했다. 메이저인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했음에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학을 갓 졸업해 창업한 이후 8년여의 세월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어려웠던 과거의 한 순간, 한 순간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권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또 다시 ‘크파’에 매달렸다. 권 사장은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 배우고 깨닫은 것을 곧 바로 ‘크파’에 피드백 했고 그 결과 중국에서 대박을 일궈냈다.

 

2시간여,짧지도 길지도 않은 미팅 시간이었지만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 설 때 쯤  권 사장이 성공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실 운이 좋았죠. 해외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를 얻지는 못했겠지요”라고 성공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그 것만이 아닌 것 같았다. 권 사장은 무엇보다도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결정과 조직에 대한 확신이 목소리에 묻어 나왔다.  다른 한편으로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겸손함도 함께 갖추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 보면 지금도 퍼블리셔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중소 개발사가 아주 많다. 개중에는 사정이 나빠 회사 문을 닫으려는 곳도 있다. 최후 수단으로 독자적으로  클베를 시작했지만 유저 반응이 썰렁해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업체 또한 적지않다. 그 분들에게 권 사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그 때 접었더라면 우리는 그냥 사라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제 2의 오디션 신화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운이나 기회도 준비하고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는다.

 

 

더게임스 이창희 산업부장 changh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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