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영원히 사는 길
 
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띠게 둔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시장 경기때문 탓도 있겠지만 뭔가 이룩해 보겠다는 의욕을 상실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짙다. 아케이드 게임은 물론이고 모바일· 온라인 게임계의 행보도 그렇다. 특히 온라인 게임계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바람으로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온라인게임계의 자긍심은 예기치 않은 M&A로 무너질대로 무너져 내렸다. 자괴감으로 인한 편린들이 이곳저곳에서 휘날린다. 이러다가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선언적 의미도 잃어버리지 않을 까 걱정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다. 그러나 업계를 들여다 보면 개별적인 능력은 구슬인데 이를 엮는 이가 없다. 저마다 제각각이다. 이합집산이라는 표현이 적절치는 않지만 그 격이다.

 퍼블리셔가 있다 하지만 구멍가게 수준이고 스타 기업은 있는데 영웅적 기업이 없다. 기업형태는 외양만 서구적일 뿐 여전히 전 근대적이다. 품격은 또 어떠한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일수록 품격은 제 1의 과제로 꼽는다. 선진국에서는 그래서 스타들의 관리 뿐 아니라 마케팅도 품격을 고려한다. 저급한 잡지에는 기업광고도 게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업계의 현실은 참담하다 못해 암울하다.

이러한 업계를 바라보는 정부는 또 어떠한가. 부처간 밥그릇 싸움은 여전하고 관계법령 하나도 제대로 국회에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류바람이 인다며 관련 대책은 내놓으면서 게임업계는 등한시하고 있다. 연간 수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업계를 찬밥으로 취급하고 있다.

 쓰레기통서 장미꽃을 피우던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시기를 놓치면 기차를 놓칠 수 밖에 없다.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온라게임 종주국이란 명성 유지는 커녕 경쟁국에 언제 추월당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미 그런 조짐은 일고 있다. 일본 게임업체들이 발이 달도록 중국을 오가고 있는 것이 그것이며 중국이 세계 시장을 향해 뛰고 있는 적토마를 적극 육성하고 지원키로 한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우리가 자괴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기를 틈타 경쟁국들은 훌쩍 저멀리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 옷 매무새를 다시 가다듬고 구슬을 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각각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힘과 다시 할 수 있다는 의욕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저 기업들이 그 역할과 기능을 맡아 줘야 한다. 지쳐 쳐진 기업은 끌어줘야 한다.

  정부도 뒷짐만 쥐고 있을 게 아니라 그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방안마련에 고심해야 한다.부양책이라면 그 것보다 더 한 게 있겠는가.

 목표를 잃고 자긍심마저 상실한다면 그것은 다름아닌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다. 떨어버릴 건 아낌없이 털어버리자.업계가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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