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증(恐中症)’을 이기는 법
 
온라인게임 ‘히트프로젝트’의 중국 서비스가 난항에 빠지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게임업계의 ‘공중증(恐中症)’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인칭 슈팅게임인 ‘히트프로젝트’는 중국에서 가입자 190만명에 동시접속자가 2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중국 서비스업체인 동방은 최근 개발사인 두빅엔터테인먼트가 게임 업데이트를 미뤄 정식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며 계약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밝혀 최악의 경우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두빅측은 이번 사태가 터지자 게임 업데이트를 미룬 것은 동방이 먼저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박하고, 조만간 협상을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이번 사태가 터진 뒤 한달이 지나도록 단 한번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개발사와 중국업체가 계약 이행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한 것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중국측의 반발이 예전과 다르게 훨씬 조직적이고 거세다는 것이다. 중국언론은 이번 일이 터지자 “한국게임업체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한국 게임업계를 싸잡아 비난했다. 몇몇 언론은 한국업체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 무리한 개발 스케줄을 제시하고, 막상 계약이 체결되면 지키지 않는 등 사기행각까지 벌이고 있다며 반한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사태가 동방의 일방적인 계약금 지불 거부로 야기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 언론이 이처럼 한국 게임업계를 맹비난하는 것은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중국 출장을 다녀온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이와 비슷한 중국 게임업계의 반한감정을 누누이 경고해왔던 터라 더욱 그렇다.

중국 언론의 논조에는 다분히 자국 이기주의가 깔려있다. 매년 뭉칫돈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입장에선 당연히 배가 아플 수 있다. 약점이 보이면 조금도 용납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래도 ‘차이나드림’이 ‘공중증’으로 바뀐 데에는 분명 한국 업체들의 잘못이나 실수도 적지 않다.

이제 중국 비즈니스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한 기업이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 전체가 매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증’을 극복하려면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자세가 절실하다.
 
장지영기자(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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